오늘부로 다닌 지 대략 10년 된 회사에서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갑작스런 회사 확장에 인원 충원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회사 인원들이 나가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들이 오고가는 동안에도 나는 묵묵히 버티고 버텨서 오늘까지 왔다.
물론 나도 퇴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책임지고 지켜가야할 가정이 있다는 것이... 그리고 아직은 내가 원하고, 나를 원하는 곳이 없었다는 딱... 그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는 내가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 했을 때부터 같이 일하던 선임이 있었다. 나와 알고 지낸지 15년이 넘었기에 나도 선임에게 많이 의지 하였고, 선임도 그런 나를 믿고 옆에서 격려해주고 다독여 주었기에... 남들보다는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던거 같다.
이제 그런 선임과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따로 저녁을 먹으면서도 내심 죄송하다고 말했다. 많이 도움을 주지 못하고 가서 미안하다고.... 선임은 그런 나에게 넌 할만큼 했고, 때를 잘 맞추어 나간거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내심 끝내 같이 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남은 직원들에게도 끝까지 같이 버텨주지 못해 미안했다. 비록 내가 여기에서 중요한 업무를 보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의 빈자리로 인해 그들이 대신해야할 업무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들 고생했다고 말해주어서 내심 고마웠다. 나도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다른 회사로 가면 경력직으로 가기에 나는 적응하기 위해 낯선 환경과 사람들 그리고 조직문화, 일하는 문화 등... 빠르게 적응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 회사 사람들과는 당연히 멀어질 듯 하다.... 하지만 근 10년이란 시간이 짧지 않았듯이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가서 열심히 적응 하는 동안 이들도 여기서 계속 나름대로 적응해 나갈 것이기에...
그저 서로에게 앞으로 잘 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그저 딱 그 정도의... 그리고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작별 인사와 함께.... 이 회사와의 인연을 정리한다... 나는 그저 아쉬워 하지 말고 새로운 곳에서 더 열심히 적응하면서 살아가기를 다짐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 P.S "넌 어차피 안해" 글의 시작은 이 회사에서 나의 역할이 점점 더 줄어듬과 더불어 나태해지는 나를 조금이라도 다독이 위해 시작된 글이다. 이제 지금의 회사를 떠나기에 시즌 1을 여기서 마치고자 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또 어떨때는 말도 안되게 길게... 그리고 두서도 없이 글 솜씨도 없이 끄적였지만... 나름대로 내 자신의 나태함을 어느정도 막아주고 자존감도 지켜주었다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나태함도 있고 강인함도 있고 여유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환경에 따라서는 그 모든것들이 좋은 방향으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때로는 엉뚱하고 새롭고 어렵고 힘들고 하는 일들에 부딪혀가면서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것 같다. 나의 이 말도 안되는 엉뚱한 글도... 단지 나를 위한 글이 었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10년 뒤에 내가 다시 보게 된다면... 헛 웃음만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나는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10년전에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고... 잘 버텨가며 여기까지 오게 해주었구나... 고맙다... 10년전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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